[마켓인사이트] 다가오는 최후통첩 시한…기로에 선 이란 사태

트럼프 "극도로 강력한 타격" 예고…이란, 美 F-15 전투기 등 격추

파키스탄 중재로 협상 관련 대화 병행…극적 돌파구 나올지 주목

7일은 삼성전자 실적발표도…'반도체 피크아웃' 우려 씻어내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지난주 국내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역대급 변동성을 이어갔다.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해 전쟁을 일으킨 뒤 한 달간 10번이 넘게 '곧 끝난다'는 말을 반복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정작 조기종전 기대감이 고개를 들자 대국민 연설을 통해 강경발언을 쏟아내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번 주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측에 제시한 협상 시한인 6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하루는 오르고 하루는 내리는 일희일비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5일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61.57포인트(1.13%) 내린 5,377.30으로 한 주 거래를 마감했다.

조기 종전에 반대하는 뉘앙스를 보이던 이스라엘이 이란 내 핵시설 두 곳을 잇달아 공습한 여파로 주초부터 하락한 지수는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 투매가 발생하면서 사면초가에 몰렸다.

가뜩이나 전쟁으로 성장주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D램 현물 가격 하락 등 현상이 나타나자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고개를 든 것이다.

이에 코스피는 지난달 31일 하루간 4.26% 급락, 5,000선을 위협받는 처지가 됐으나, 이튿날인 이달 1일에는 반대로 8.44% 급등, 5,500선 턱밑까지 치솟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통한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잘 진행 중이라고 재차 강조한 가운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을 비롯한 이란 측 주요 인사들이 이에 호응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안도 랠리가 펼쳐진 것이다.

인공지능(AI) 모델의 메모리 사용량을 효율화하는 구글의 터보퀀트 알고리즘 등장이나, 반도체 피크아웃 등과 관련한 우려도 한풀 잦아들었다.

그러나 모처럼의 장밋빛 분위기는 하루도 지속되지 못했다.

이란에서 격추된 미군 F-15 전투기의 잔해로 보이는 부품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012030] 금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2일 오전 10시께 대국민 연설을 통해 "앞으로 2∼3주"에 걸쳐 이란에 대해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선언하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또, 세계 에너지 수송의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돼 중동산 원유 및 가스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에도 미국산 석유를 구매하거나 직접 군사력을 현지에 투사해 해협을 지킬 것을 제안했다.

호르무즈가 재개방되지 않더라도 철군해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권 국가들에 책임을 떠넘길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상승 출발했던 코스피는 곧장 하락 전환해 4.47% 급락했고, 직전까지 배럴당 90달러대에서 하락세를 그리던 국제유가는 100달러대로 치솟았다.

이후 주식시장이 다소 안정을 되찾는 상황에서도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오는 6일까지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이란 내 발전시설은 물론 유정과 석유수출 터미널, 담수화시설 등 인프라를 초토화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미군의 지상군 투입 준비 동향 등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다만,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협상용 '블러핑'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에서의 강경 발언은 오는 9일 중재국 파키스탄에서 열릴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란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지시간으로 3일에는 대이란 군사작전에 투입된 미군 F-15 전투기와 A-10 공격기가 이란군에 의해 격추되는 사건도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NBC 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전투기 격추가 이란과의 협상에 영향을 끼치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 이건 전쟁이다. 우리는 전쟁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코스피 현황판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주(3월 30일∼4월 3일) 유가증권시장의 투자자별 매매현황을 들여다보면 외국인이 5조9천151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도 1조3천138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기관이 홀로 5조1천991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주간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기[009150](1천809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1천557억원), 현대로템[064350](1천267억원), 삼성SDI[006400](1천73억원), SK이터닉스[475150](744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주간 순매도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005930](2조8천488 억원), SK하이닉스[000660](1조9천574억원),HD현대중공업[329180](2천916억원), KB금융[105560](1천801억원), 현대차[005380](1천457억원) 등이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3일 뉴욕증시는 '성 금요일'(부활절 직전 금요일)을 맞아 휴장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각국은 부활주일을 앞두고 휴장했다. 다만, 미국 3월 고용보고서 결과가 시장의 예상을 뒤로 하고 17만8천건 증가로 크게 늘면서 고용시장의 견조함을 보여주자 시간외 선물에선 달러 강세, 금리 상승, 비트코인 하락 등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 투자심리 관련 수치는 코스피200 야간선물이 0.24% 내리는 데 그쳤다.

이번 주 주목해야 할 국내외 일정 중에는 7일 삼성전자 1분기 잠정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나 연구원은 "발표치가 예상보다 좋다면 주가의 실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평균전망치)는 1개월 전 대비 10% 상향 조정되어 현재 약 40조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또, 8일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되며, 10일에는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이란 전쟁과 고(高)유가가 미국 내 물가를 얼마나 밀어올렸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가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추가로 약화할 수 있다.

서 연구원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등이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적 흐름을 보인다고 강조해 왔으나 "최근 달러 강세와 유가 상승으로 금융 여건이 사실상 긴축적으로 변화 한 점은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솔린 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실물과 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단기 물가 상방 압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연준 정책 변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결국 유가 및 가솔린 가격 흐름이 단기 시장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6일(월) = 미국 3월 ISM 서비스업지수, 영국·독일·중국·홍콩 등 휴장

▲ 7일(화) = 미국 2월 내구재 신규수주,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 홍콩 휴장

▲ 8일(수) = 한국 경상수지, 유럽 2월 소매판매, 일본 2월 노동자 현금수입

▲ 9일(목) = 미국 3월 FOMC 의사록, 미국 2월 PCE 물가지수, 미국 2월 근원 PCE 물가지수

▲ 10일(금) = 한국 4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 미국 3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미국 4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중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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