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무인기 北침투에 "유감…이런 시기 한반도 평화 중요"(종합2보)

"일부의 무책임한 행동…정부 의도 아니지만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 유발"

대통령 대북 유감표명 극히 드물어…중동발 불안 속 신뢰복원 의도 담긴듯

"국제질서 흔들리고 있어…한반도 평화 위한 책임 있는 행동 필요"

정동영 "北입장과 무관하게 우리 스스로 매듭…평화공존 실천 모범사례"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 발언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6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황윤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6일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해 "비록 우리 정부의 의도는 아니지만, 일부의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동으로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이 유발된 데 대해 북측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밝힌 뒤 "관계부처는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즉각적 제도개선과 함께 당장 집행 가능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은 개인이 사적으로 북측에 도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며 "국가 전략상 필요에 따라 그런 일이 생기는 것도 극도로 신중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도발 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 잘 생각해봐야겠다"며 접경지역 주민들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어진 관련 부처 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오늘 대통령님 말씀으로 지난달 군경 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 활동 종료에 이어 이번 사태를 매듭지었다"며 "북측의 입장과 상관없이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고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까지 우리 스스로 마무리 지은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이것은 평화공존 정책을 구체적으로 실천한 것이고, 자기 중심성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한 모범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개성시 장풍군에 추락된 한국 무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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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 사건은 일부 민간인과 군·정보기관 관계자들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4차례에 걸쳐 군의 감시를 피해 민간 무인기를 군사분계선(MDL) 너머로 보내고, 북한 개성 일대를 비행시켜 영상을 촬영한 일을 말한다.

북한이 지난 1월 추락한 무인기 기체 사진 등을 공개하며 비난 성명을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북한의 공개 직후 정부는 군과 무관한 사건이라고 밝혔고, 이후 군경 TF의 합동조사 결과 30대 대학원생 오모씨 등 일부 민간인들이 개인적으로 위법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재판에 넘겼다.

현역 장교 2명과 국가정보원 직원 1명도 이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소속 기관과는 무관한 '개인 일탈'로 TF는 결론 내렸다.

무인기 사건이 알려진 이후 이 대통령은 여러 차례 이를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지만, 유감의 뜻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북한을 향해 직접 유감의 뜻을 표한 것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도 극히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보수단체들의 '인공기·김정일 초상화 방화·훼손'과 관련해 "적절하지 못했고 유감"이라고 밝힌 사례 정도가 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 등으로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이 커진 여파가 한반도 평화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뢰 복원 차원에서 직접 유감 표명 카드를 꺼낸 것으로 분석된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국무회의, 3·1절 기념사 등에서 관련한 언급을 하신 바 있다"며 "얼마 전 진상규명이 이뤄져 TF에서 발표도 했던 만큼 책임을 묻고 제도적 재발 방지 장치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공개적인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각지의 분쟁으로 공동의 규칙과 호혜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이런 시기일수록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책임져야 할 주체는 바로 우리 자신임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며 "냉혹한 국제질서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보다 책임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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