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에 尹국정원 관여 의혹까지…'조작 기소 의혹' 새국면

박상용-서민석 통화 연이어 공개…"공범 설정·선처 가능" 담겨 vs "왜곡 말고 전체 공개하라"

서울고검TF 사건 받은 종합특검, 尹 개입여부 겨냥할 듯…'특검수사 후 공소취소' 시도 주장도

증인선서 거부 소명서 제출한 뒤 항의하는 박상용 검사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인천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정치검찰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영교 위원장에게 증인선서 거부 소명서를 제출한 뒤 언쟁을 벌이고 있다. 2026.4.3 eastsea@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연어·술파티 진술 회유'에서 출발한 쌍방울 조작 기소 의혹이 연이은 녹취록 공개와 국가정보원 관여 정황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사건을 넘겨받으면서 공전하던 수사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특검의 수사 범위에 해당하는지 의문도 제기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담당자였던 박상용 검사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인 서민석 변호사의 통화 녹취를 추가로 공개했다.

녹취에서 박 검사는 "이재명 씨랑 공범으로 갈 거고 그렇게 되면 좀 지나면 이 부지사는 아마 나갈 것이다", "그렇게 기소되면 재판장이 선고할 수 없는 사이즈가 된다", "법인카드 이런 것도 그 무렵 되면 그렇게 중요할까 생각이 든다", "만족할 수 있는 결과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앞서 공개된 녹취에서도 박 검사는 서 변호사에게 "이화영 씨가 법정까지 유지해줄 진술이 필요하다", "이재명 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전 부지사)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공익제보자니 이런 것들도 저희가 다 해볼 수가 있고 보석으로 나가는 거라든지 추가 영장을 안 한다든지 이런 게 다 가능해지는 것" 등의 발언을 했다.

여당은 검찰이 이재명 대통령을 타깃으로 진술 조작·회유를 벌인 정황이 드러났다며 공세를 높였다.

반면 박 검사는 서 변호사가 먼저 종범 의율(혐의 적용)을 제안해 검사로서 이를 거절하며 일반적인 선처 조건을 설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전체 공개도 못하는 '짜리시 녹취'로 실체를 밝힌다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다"며 일부만 선택적으로 공개해 맥락을 왜곡 주장하지 말고 모두 공개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녹취와 관련해서는 "통으로 전체 녹취가 있음에도 (재판에서) 증거능력이 없었는데, 이런 발췌 짜깁기돼 맥락이 왜곡된 소위 '찌라시 녹취'에 증거능력이 없음은 굳이 판례를 동원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다"며 "녹취 전체를 공개하라. 그럼 무슨 맥락인지 답을 드리겠다"고 했다.

박 검사는 또 페이스북 글에서 공소취소를 위한 국정조사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자신을 고발하고 그것으로 특검 수사를 해서 이 사건을 공소취소하려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얘기 나누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종석 국가정보원장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정치검찰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26.4.3 scoop@yna.co.kr

국정조사에서는 윤석열 정부 국정원이 검찰의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관여를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국정조사 기관 보고에 나선 이종석 국정원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 국정원 감찰 부서의 책임자로 온 부장검사가 수원지검의 긴밀한 창구 역할을 한 것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북한 관련정보 수집 부서가 검찰에 목록만 제출했던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 보고 66건의 원문을 직접 확인한 뒤 13건만 찍어서 압수수색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수원지검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제출받은 문건도 이 13건뿐이었고, 대대적인 감찰에도 불구하고 쌍방울과 경기도의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한 감찰 결과 보고서도 공식 제출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이 대북 사업을 빌미로 주가조작을 시도했다는 첩보 등 재판에 제출되지 않은 문건들도 다수 발견됐으며,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이 대북송금 사건에 관여를 시도한 정황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권창영 종합특검 현판식
(과천=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25일 과천 사무실 현판식에서 현판제막을 하고 있다. 2026.2.25 jjaeck9@yna.co.kr

의혹이 거세지자 2차 종합특검팀은 당초 '연어·술파티 회유 의혹'을 수사하던 서울고검 인권 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에 사건 이첩을 요청해 넘겨받았다.

지난해 9월 출범한 서울고검 TF는 반년 넘게 뚜렷한 성과 없이 사실상 공전해왔다. 국정조사를 통해 의혹이 구체화하고 수사 주체도 바뀐 만큼, '조작 기소 의혹' 수사가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당 의혹이 특검팀의 수사 범위에 해당하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검팀은 특검법 제2조 1항 13호를 근거로 사건을 이첩받았다. 해당 조항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본인 또는 타인의 사건 관련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수사 및 공소제기 절차에 관해 사건의 은폐·무마·회유·증거조작·증거은닉 등 적법절차의 위반 및 기타 수사기관의 권한을 오남용하게 했다는 혐의 사건을 수사 대상으로 규정한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팀의 '윗선'으로서 사건의 회유 또는 권한 오남용을 유도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건을 넘겨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사건에 관여했다는 정황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만큼,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무리한 수사 범위 확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한다는 종합특검팀 출범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있다. 이미 앞선 특검에서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소기각이 선고된 사례가 있는 만큼, 향후 재판에서도 이 부분이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발언하는 서영교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5일 국회에서 특위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4.5 nowwego@yna.co.kr

서울고검 TF는 사건 이첩과는 별개로 의혹에 대한 수사·감찰을 진행해 내달 17일 징계 시효 전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TF에 소속된 곽영환 서울고검 감찰부장은 국정조사에서 "지금까지 진상조사 결과 생산된 자료가 1만6천페이지 정도 된다"며 "곧 있으면 수사를 마무리 짓고 결과를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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